영화는 때로 우리에게 여행의 영감을 줍니다. 2013년 개봉한 리처드 커티스 감독의 '어바웃 타임'은 시간을 넘나드는 로맨틱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영국 콘월(Cornwall)의 아름다운 풍경으로도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 팀(도널 글리슨)의 가족이 살고 있는 바닷가 저택과 주변의 고요한 해변은 영화의 따뜻한 정서를 완성하는 중요한 배경이었습니다.
많은 영화 팬들이 실제로 이 촬영지들을 방문하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어바웃 타임'의 주요 촬영지와 함께 콘월 지역의 아름다운 여행지들을 소개하여, 영화 속 그 따뜻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여행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포스핀 하우스: 시간을 초월한 팀의 가족 집
영화 '어바웃 타임'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소 중 하나는 단연 주인공 팀의 가족이 사는 집입니다. 이 아름다운 저택은 실제로 세인트 오스텔(St Austell) 근처에 위치한 포스핀 하우스(Porthpean House)라는 19세기 건축물입니다. 영화 속에서 시간 여행이 가능한 남자들이 모여 비밀을 공유하던 장소이자, 가족의 따뜻한 추억이 쌓이는 공간으로 묘사되었습니다.
포스핀 하우스는 세인트 오스텔 베이를 내려다보는 언덕에 자리 잡고 있으며, 넓은 정원과 고풍스러운 인테리어가 특징입니다. 19세기에 지어진 이 저택은 클래식한 영국 건축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현재는 휴가용 숙소로 대여가 가능합니다. 최대 20명까지 숙박할 수 있어 대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영화 속 분위기를 직접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저택에서는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탁 트인 바다 전망을 실제로 감상할 수 있으며, 팀과 그의 가족이 즐겼던 것처럼 정원에서의 티타임이나 해변으로의 산책도 가능합니다. 특히 일출과 일몰 시간에 바다를 바라보는 경험은 영화의 감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이 될 것입니다.
볼트 비치: 팀 가족의 비밀 해변
영화에서 팀과 그의 가족이 자주 찾는 해변으로 등장하는 볼트 비치(Vault Beach)는 콘월의 숨겨진 보석과 같은 장소입니다. 고란 헤이븐(Gorran Haven) 마을 근처에 위치한 이 한적한 해변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아 영화 속에서 느껴지는 고요하고 프라이빗한 분위기를 실제로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모래와 조약돌이 섞인 800미터 길이의 이 해변은 높은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더욱 은밀한 느낌을 줍니다. 영화에서 팀과 그의 아버지(빌 나이)가 탁구를 치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나 가족들이 해변을 산책하는 장면들이 이곳에서 촬영되었습니다.
볼트 비치를 방문하려면 약간의 하이킹이 필요합니다. 람폴(Lambousal) 농장 근처의 주차장에서 시작하여 약 10분 정도 걸어내려가야 합니다.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에 한적함을 유지할 수 있으며, 특히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여행자들에게 이상적인 장소입니다.
포틸로에: 영화 속 어촌 마을의 풍경
로즈랜드 반도(Roseland Peninsula)에 위치한 작은 어촌 마을 포틀로에(Portloe)는 '어바웃 타임'에서 콘월의 전형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배경으로 등장합니다. 영화에서 직접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지만, 여러 장면에서 마을의 풍경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포틀로에는 과거 밀수꾼들이 활동했던 역사를 가진 곳으로, 좁은 골목과 경사진 길, 그리고 항구를 중심으로 형성된 전통적인 어촌 마을입니다. 아직도 활발한 어업 활동이 이루어지는 이곳에서는 매일 아침 어부들이 신선한 해산물을 가지고 돌아오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마을에는 '더 루가(The Lugger)'라는 유명한 호텔이 있는데, 17세기에 지어진 건물을 개조한 이 호텔은 해안가에 바로 접해있어 멋진 바다 전망을 제공합니다. 영화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끼고 싶다면 이곳에서의 숙박을 고려해 볼 만합니다.
콘월의 추천 여행지: 영화 너머의 아름다움
'어바웃 타임'의 촬영지 외에도 콘월에는 방문할 가치가 있는 수많은 명소들이 있습니다. 영화의 감성을 이어가며 콘월의 다양한 매력을 경험할 수 있는 몇 가지 추천 장소를 소개합니다.
아서왕 전설과 연관된 틴태절 성(Tintagel Castle)은 콘월을 방문한다면 꼭 들러봐야 할 역사적인 장소입니다. 바다로 둘러싸인 절벽 위에 자리한 이 성터는 드라마틱한 풍경을 자랑하며, 영국의 신화와 역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최근에는 성의 본토 부분과 섬 부분을 연결하는 아름다운 다리가 설치되어 방문객들에게 더욱 인상적인 경험을 선사합니다.
펜잰스(Penzance) 근처에 위치한 미낵 극장(Minack Theatre)은 바다를 배경으로 한 야외 원형 극장으로, 20세기 초에 한 여성에 의해 거의 혼자 건설된 놀라운 장소입니다. 여름철에는 다양한 연극과 음악 공연이 열리며, 바다를 배경으로 한 공연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입니다. 공연이 없는 날에도 방문하여 극장의 아름다운 건축과 정원, 그리고 멋진 바다 전망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콘월의 북부 해안에 위치한 베드루단 스텝스(Bedruthan Steps)는 바다에서 솟아오른 거대한 바위기둥들을 볼 수 있는 장소입니다. 전설에 따르면 거인 베드루단이 건너 다니던 징검다리라고 하여 이름이 붙었습니다. 절벽 위의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장대한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으며, 날씨가 좋은 날에는 해변으로 내려가 거대한 바위기둥들을 가까이서 볼 수도 있습니다.
콘월 여행을 위한 실용 정보
콘월 지역을 여행할 때는 몇 가지 유용한 정보를 알아두면 더욱 편안하고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영국의 날씨는 변덕스러운 편이므로, 언제든 비가 올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해안가는 바람이 강할 수 있으니 방수 재킷이나 우산을 챙기는 것이 현명합니다.
콘월은 대중교통이 제한적인 지역이므로, 주요 관광지를 효율적으로 방문하려면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다만 콘월의 시골길은 좁고 굽이진 도로가 많아 운전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주요 도시와 마을을 연결하는 버스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지만, 운행 빈도가 낮을 수 있으니 사전에 시간표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숙박 시설로는 포스핀 하우스와 같은 영화 촬영지에서의 숙박 외에도, 콘월 전역에 걸쳐 다양한 옵션이 있습니다. 전통적인 B&B부터 호화로운 해안가 호텔, 아늑한 코티지 렌털까지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특히 성수기인 여름에는 미리 예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콘월은 영국에서도 특히 훌륭한 음식으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전통적인 콘월 패스티(Cornwall Pasty)와 신선한 해산물, 그리고 클로티드 크림(Clotted Cream)을 곁들인 스콘과 차는 꼭 맛봐야 할 현지 음식입니다. 특히 항구 마을에서는 그날 아침에 잡힌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즐길 수 있어 미식가들에게도 좋은 여행지입니다.
어바웃 타임: 시간을 넘어 남는 감동
영화 '어바웃 타임'은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를 넘어, 우리에게 시간의 소중함과 일상의 행복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배경이 된 콘월의 아름다운 풍경은 그러한 메시지를 더욱 강화하는 완벽한 무대가 되었습니다.
콘월을 여행하며 영화 속 장소들을 직접 방문하는 것은 단순히 촬영지를 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영화가 전하고자 했던 '현재 순간의 소중함'을 직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푸른 바다와 하늘, 고요한 해변, 따뜻한 햇살 아래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들은 우리에게 잠시 걸음을 멈추고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느껴볼 것을 권유합니다.
영화 '어바웃 타임'과 함께하는 콘월 여행은 영화 팬들에게는 특별한 순례의 여정이 되고,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도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역 중 하나를 경험할 수 있는 멋진 기회가 될 것입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콘월에서의 모든 순간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